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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냉전의 전유물인 국가보안법이 비판을 범죄화하고 있다

억압적인 국가보안법을 폐지 또는 수정하여야

(뉴욕, 2015년 5월 28일) - 대한민국 정부는 언론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는 구시대적인 국가보안법을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휴먼라이츠워치가 오늘 전했다.  한국 정부는 국가보안법에 의하여 구속된 사람들을 석방하고 이 법으로 기소된 자들의 혐의를 취소해야 하며 국제 인권 규범을 위반하는 조항을 폐지하거나 및 수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포괄적인 검토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1948년에 임시로 제정된 국가보안법은 북한에 대한 긍정적 발언이나 북한 선전물을 보급하는 것을 불법화하고 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이전 정부에서도 북한이나 대북정책에 대하여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 국가보안법이 빈번히 적용되었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한국전쟁이 끝났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북한과 남한은 아직도 전쟁 중인 상태다.

"국가보안법은 냉전 시대의 잔류물로 수정되거나 폐기되어야 한다"고 휴먼라이츠워치의 브래드 아담스 아시아 국장이 말했다. "국가보안법 이용은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책무에 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과 해당 사안에 대해 토론하는 대신에 그들을 형사 고발함으로써, 대한민국 정부는 민주주의의 근본이 되는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침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치적인 결사체를 구성하거나 가입하는 것을 포함해 심지어 다른 사람을 만날 자유도 제한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반국가 단체'에 가입하거나 타인에게  가입할 것을 권유하는 사람도 엄격하게 형사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반국가 단체라는) 용어는 법에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아 북한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나 정부와 반대되는 이념을 표현하는 단체를 대상으로 사용되었다. 나아가 국가보안법은 반국가 단체를 선전, 선동, 찬양 및 고무하는 단체를 결성 또는 가입하는 행위를 불법화하고 있다.

의사표현에 관한 유엔 특별 보고관, 인권 옹호자 유엔 특별 보고관, 유엔 인권위원회 (자유권규약위원회) 및  수많은 비정부기구가 대한민국 정부에게 국제 법적 기준에 맞춰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거나 수정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정부들은 점점 더 많이  국가보안법을 사용해 왔으며 박근혜 대통령 임기 첫 해인 2013년 에는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국가보안법 관련 사례가 발생했다. 

“육이오전쟁 60년후 북한을 찬양하거나 북한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는 행위가 대한민국 안보에 실제로 위협이 된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다"고 아담스는 말했다. "대한민국의 이념이 이미 신뢰를 잃은 북한의 선전물보다 뛰어나다는 것에 대해 한국 정부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보안법은 멸종되어야 하는 공룡과도 같다"라고 덧붙였다.

 

국가보안법의 가혹한 조항

국가보안법 제 7조 5항에 따르면  북한과 비슷한 시각을 가진 이적 표현물을 소지하는 것도 불법이며 이를 어긴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ㆍ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한 자"도 벌하고 있는 제8조 1항에 의하면 북한에 대한 동조를 표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형사 고발의 대상이 된다.   

"북한 정부의 특성과 무관하게 대한민국 국민은 기소당할 우려 없이 책이나 다른 표현물을 구매, 출판,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아담스가 말했다. "민주주의에서는 현 정부와 대립되거나 북한의 시각과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개인 모두가 외국 군대의 주둔, 법률 폐지 또는 선호하는 경제 체제와 같은 정치 사안에 대한 견해를 평화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이 범죄화 된 사례

대검찰청에 의하면, 2008년도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접수된 사건는 총 46건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국가보안법 이용이 증가하면서 2012년에는 112 건의 사건이 접수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첫 해인 2013년에는 129건, 2014년에는 고위 정치 인사 고발을 포함한 57건이 등록되었다.

 2015년 1월 재미교포 신은미 작가를 조사하는데 국가보안법이 적용되었다.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고 신은미씨의 전국투어 운영을 도왔으며 신은미씨와 함께 몇 차례 무대에 선 비평가 황선씨는 같은 해 1월 13일에 체포되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통일 운동가이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임수경씨도 신은미씨과 황선씨과 함께 무대에 섰다는 혐의로 1월 15일에 소환되었다.

황선씨의 체포 사유는 전국투어 참가 및 북한을 '나의 조국'이라고 표현한 일기장, 그리고 북한을 찬양하는 그의 자작 시 (남북한에서 책으로 출판됨)였다. 신은미씨는 북한을 비판하기도 했으나 북한에 대해  긍정적으로 표현 했다는 이유로 기소되었다. 정부는 그가 "반국가 단체"의 "찬양 또는 선전"을 범죄시하는 국가보안법 제7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국가 단체"로 간주되는 북한을 찬양하거나 북한의 정치 이념과 비슷하거나 동조하는 의견을 표현하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자주민보에 글을 게재한 정설교 시인은 2013년 9월 9일에 체포되어 반국가 내용을 생산하고 유포한 혐의로  춘천 지방 검찰청에 의해 2013년 9월 30일, 기소되었다. 그는 2014년 9월 11일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18개월이 선고되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과 무력 통일, 북한의 주체 사상을 지지하는 글을 쓰고 유포한 혐의, 북한의 지도자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고 국가보안법 폐지 및 미군 철수를 지지한 혐의로 유죄가 선고되었다. 항소심에서는 북한을 찬양하는 시가 포함된 이메일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설교씨는 형을 다 채운 후 지난 3월 16일에 석방되었다.                                      

평화로운 의사 표현을 억압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것은 국제 인권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휴먼라이츠워치가 말했다.  대한민국도 비준한 시민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 19조는 "모두가 의사와 표현의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는 국가 안보를 위하여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있으나 이는 군사 기밀의 보호와 같이 납득할 만한 사유로 '민주주의 사회에 필요'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유엔 인권위원회(자유권규약 위원회)도 명백하게 표명했듯이 시민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은 적과 동일한 의견이나 적을 동조하는 의견을  표현하는 데에  대한 제한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평화로운 집회결사의 자유 유엔 특별 보고관인 마이나 키아이씨는  모든 결사는 "결사 단체의 입장이 소수 또는 반대의 시각이라 할지라도, 반역이나 명예훼손으로 기소되는 일 없이 그들의 입장을 홍보할 수 있고, 인권 경력 또는 민주주의적 개혁 캠패인과  관련하여 정부에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자유로워야 한다. 정부는 반대 의견을 상호 이해와 대화의 기회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로 남아 있다고 휴먼라이츠워치는 말했다.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의 인권 현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을 찾아냈다: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부, 기관 및 당국자들에 의해 이루어졌 고 현재도 이루어지고 있다. 조사위원회가 조사한 인권 침해 사례들은 많은 경우 반인도범죄 를 구성한다. 이는 단순히 국가의 월권 수준이 아니라 정치 체제의 필수 요소로서, 북한이 주장하는 설립 이상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의 심각 성과 규모, 그리고 본질은 현대 사회의 어떤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국가보안법 개정에 대한 권고    

휴먼라이츠워치는 대한민국 정부과 의회에 다음의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한다:

-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 실제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은 현존하는 형사법이나 필요 시, 구체적으로 정의된 새로운 법률로 대신할 수 있다.

-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때까지 국가 안보에 실제 위협이 되는 조직, 행위 또는 표현에만 해당 법이 사용되도록 개정할 것. 북한 입장에 동의하는 시각이나, 북한의 일부에 대해서 긍정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음을 명백히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 제 2조에 서술된 "반국가 단체"에 대한 정의를 정부를 폭력적으로 전복시키고자 하는 단체로 국한하도록 수정해야 한다.

  • 국가 안보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제한된 사람만 접근할 수 있는 군사 또는 국가 기밀에 대한 모든 폭로를 범죄화하는 제4조 1항 2항 (a)와  이 조항에서 언급되지 않은 다른 모든 군사 또는 국가 기밀에 대한 폭로를 범죄화하는 제4조 1항 2항 (b)를 공익을 위해 수정해야 한다.

- 다음과 같이 광범위하고 명확하지 않은 개념으로 평화적인 표현을 범죄화하고 있는 제7조 전문을 삭제해야 한다.                           

  • 제7조 1항 반국가 단체를 찬양 또는 선전;
  • 제7조 3항 반국가 단체를 찬양 또는 선전하기 위한 단체 구성 또는 가입;
  • 제7조 4항 제7조 3항에 규정된 단체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항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날조하거나 유포;
  • 제7조 5항 제7조 1항ㆍ제7조 3항 또는 제7조 4항을 위반할 목적으로 목적으로 문서ㆍ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ㆍ수입ㆍ복사 등등;
  • 제7조 6항 제7조 1항 또는 제7조 3항 내지 제7조 5항의 미수범;
  • 제7조 7항 제7조 1항, 제7조 3항, 제7조 4항 및 제7조 5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준비

- "반국가 단체"의 구성원과 접촉을 금지하는 제8조 전문을 삭제해야 한다. 

- 국가보안법이 정의한 광범위한 죄를 범하거나 범하려는 자라는 점을 알면서 "편의를 제공한 자"에 대하여 10년 이하의 징역에 벌을 내리는 제9조 2항을 전문 삭제해야 한다.

- 그동안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에 의해 “적절한 해석을 조건으로 합헌"을 유지한 각 조항들(법원에 의해 국가 안보를 명백히 위협하는 폭로 건으로만 제한한 제4조 1항 2항 (b), 법원에 의해 국가 혹은 자유 민주 질서의 존립과 안보를 명백히 위협하는 탈출 혹은 침투 건으로만 제한한 제6조 2항)은 합헌에 해당하는 해석을 명확히 반영하도록 수정하여, 검찰과 국가정보원이 헌법재판소가 부과한 제한을 완전히 인식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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